대치동영어학원, 공부 대충하는 아이들 숙제 대충하는 아이들.... 괜찮을까?1학기초 상담 온 B군은 A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대치동 대표 영어학원 중 한 곳을 다니고 있었지만 영어공부는 많이 하지 않고, 대부분 공부시간을 수학에 투여하고 있다고 어머니께서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영어성적은 100점이거나 1개 정도 틀리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고, 학원에서 보는 고1 모의고사에서는 평균 2등급(80점대)대의 점수가 나오고 가끔 1등급(90점대) 또는 3등급(70점대)의 점수도 나온다고 말씀주셨습니다. 저희 학원에 상담 온 이유는, 고등학교 입학 후 내신영어가 걱정되어 아무래도 영어공부를 제대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아는 학부모님 소개로 내원하게 되었다고 말씀주셨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은 좋기는 하지만 여러 학생들 속에서 B군이 학원만 왔다갔다 하면서 공부나 숙제를 대충해 가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학원 진단테스트를 봤습니다. 고1 모의고사 수준의 어휘테스트에서는 60% 정도의 성적이 나왔고, 중학교 3학년 수준의 문법테스트에서는 70% 조금 넘게 성적이 나왔습니다. 어휘, 문법 영역 특성상 암기 공부시간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상담시 말씀주신 것처럼 영어공부시간이 적은 학생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독해테스트에는 고1 모의고사 수준의 지문을 해석하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지문의 어휘는 테스트와 함께 제공되는데, 어휘로 인해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을 배제시키고 순수하게 영어해석 능력을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독해테스트 후에는 구두로 본인이 해석한 내용을 함게 살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상담: "독해는 할 만 했어?" B군: "네, 괜찮았어요." 상담: 이해가 안 된 문장은 없고?" B군: "대체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아요." 상담: "그럼 이 글은 무엇에 관한 내용이야?" B군은 바로 답하지 못하고, 자기가 기억하는 내용만 부분부분 얼버무리듯이 대답했습니다. 상담: "그러면, 여기 3번째 문장 해석 좀 해볼래?" 그제서야 B군은 , "이 부분 단어의 의미가 무슨 말인지 몰라 해석이 잘 안 됐어요?ㅠㅠ" 실제로, B군은 지문내용의 60~70%밖에 이해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지문 속의 모든 영단어의 우리말 뜻이 모두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B군은 지문의 내용을 이해했고 나름 해석을 잘 한 것으로 스스로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실력에 대한 객관화가 덜 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B군과 좀 더 구두테스트 갖은 후, B군은 읽는 것을 귀찮아하는, 소위 우리가 '이과형 학생'이라 부르는 전형의 학생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어머니가 말씀주신대로 학원만 왔다갔다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고, 과제도 최소의 시간으로 학원에서 남아서 재시험 보지 않을만큼, 집에서 욕먹지 않을 만큼의 점수대만 유지하며 학원과 집 사이에서 '줄타기 공부'하는 학생으로 판단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어머님은 B군이 집에서 공부 안하고 놀고 있는 시간이 많은데, 숙제 안하냐고 물어볼 때마다 B군은 "숙제 다 했어!"라고 대답하면서 오히려 '다하고 노는데 왜 그러냐'는 식의 반응으로 중3에 올라가더니 짜증도 부쩍 늘었다고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은 B군 말만 듣고 학원에 숙제량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며 컴플레인을 하신 적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B군 수업은 바로 상담 다음 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수업을 하면서 B군의 공부모습이 하나 둘씩 드러나며 진단테스트 결과의 원인들을 하나씩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수업을 해보니, B군은 상당히 영민한 편이었습니다. 이해력도 좋고, 순간 암기력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공부상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너무 대충 한다는 것입니다!!' B군의 공부목표는 공부를 잘 하는데 있지 않았습니다. B군의 목표는 어떻게든 숙제를 빨리 끝내고 쉬는 것에 목표가 있는 듯 했습니다. B군의 숙제시간은 너무 빠르고, 빠르다보니 너무 대충 끝내버렸습니다. 틀린 답도 답안지 보고 확인하고 끝내는 식이었습니다. 마치 '누가 누가 빨리 끝내나' 시합을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B군 어머니께 한달간 수업하면서 파악한 B군의 공부 성향과 모습을 상담을 통해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B군과는 별도로 학원에서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B군에게 지금의 공부모습을 갖게 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B군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순순히 인정하면서 '공부가 너무 힘들다'고 속내를 토로했습니다. 어떤 점이 힘드냐고 물어봤더니, '잘 모르겠다. 그냥 힘들다.'고 대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빨리 숙제 끝내고 자기 시간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게임을 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을 핸드폰으로 유튜브 등 손가는대로 시간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B군의 대학 지망학과는 컴퓨터공학이었습니다. 본인은 그 이상이면 좋겠지만 성균관대 정도면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B군에게 현재 너의 학교 전과목 평균성적이 90점대로 A이지만, 실제 강남권 중학교에서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과목별 A받는 학생들의 비율이 평균 50%를 넘기 때문에, 너처럼 중학교 때 90점대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상위권으로 오해하는 착시현상이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실제 중학교 A가 고등학교에서는 5~6등급 점수대까지 나오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B군 본인도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자신의 공부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성과를 내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힘들고 그래서 쉬는 시간이 많아졌고 현재는 지금의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모든 예비고1 학생들처럼 B군도 고등학교 공부를 미리 준비하고 있다보니 B군에게 고등학교 수학, 국어, 영어, 과학 등 모든 과목 공부가 너무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보니 이해가 잘 안 되는 내용이 많아지고, 과제는 늘어지고, 그러나 보니 공부가 막혀 막막함을 넘어 에너지가 소진됐고, 지금처럼 공부하는 모습만 연출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른 듯합니다. 그래서, 일단 영어수업은 공부속도를 철저히 낮추고 충분히 내용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공부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사고하고 숙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과제량을 학생과 함께 찾으려고 했습니다. '대충 빨리 많이'에서 '정확히 천천히 적절하게'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더불어, 공부하고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주어진 숙제량을 다 못해와도 좋은니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양만큼만 해와도 좋다고 일러주었습니다. B군은 많은 숙제량에서 벗어나, 본인의 수준 및 학습량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B군은 처음에는 잘 적응을 하지는 못했지만, 2개월 후부터느 차근차근 본인의 공부를 찾아갔고 3개월 후부터는 진짜 자기공부를 할 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대충하는 모습에서 정확히 살펴보고 암기까지 하는 제대로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요즘은 B군과 같은 사례의 학생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됩니다. 매체에서,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저하' 현상이라고 모두 걱정하며 발만 동동구르는 상황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만, 수업현장에서는 잘 실현되지 못해 가르치는 선생님 입장에서 힘들고 답답함이 들 때가 많습니다. 또,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저하' 현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원인분석이 너무 단순해 보입니다. 이론적 접근과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지도하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많은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코로나, 핸드폰 등이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원인이란 것은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꺼풀 더 까 들어가보면 현재 입시환경에서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어린 초중학교 아이들에게 많은 고난도 학업을 요하다보니 학생들의 학업량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공부가 감당이 안 되고 설사, 성실히 수업에 임하더라도 상위학년 공부를 해야하는 어린 학생들 입장에서는 내용이 어려우니 이해가 잘 안 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극악적인 상황이 교육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은 소위 의대, SKY와 같은 상위권 대학 입시전쟁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힘든 공부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어떻게든 빨리 숙제 끝내고 쉬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학생들의 생존본능이 발동한 것입니다. 그래서, 숙제를 미친 속도로 대충 끝내고 본인만의 휴식시간을 갖는것입니다. 안타깝게 그 쉬는 시간이 게임, 유튜브 등과 같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저해하는 시간으로 채워지다보니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고, 공부를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입시환경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환경에서 우리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학부모는 '우리가 이만큼 밀어주는데 너는 왜 공부를 못하니'라든가, 선생님은 '내가 이렇게 잘 가르쳐 줬는데, 너는 해도 안 되는 구나. 너는 공부재능이 없구나'하면서 책임을 아이에게 지우려는 생각말입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못하니까 배우는 거고, 어리니까 미숙한 건 당연합니다. 물론 자녀가 공부를 잘 해서 밀어주는대로 성과를 내는 학생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부 소수 아이들의 이야기고, 대다수의 우리 아이들은 4등급 이하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물론, 내 아이가 SKY나 의대는 못 가더라고, 아이가 학창시절에 아이 능력에 걸맞는 학습능력은 반드시 갖게 해주는 것이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의 사명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학생 본인, 학부모, 선생님 모두 이러한 부분을 인식하고, 학생 상황에 맞는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3 공부주체 중 어는 한 쪽에서 금이 가면 그 학생의 학업은 무의미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아무런 노력을 안하거나, 부모님의 잘못된 편견으로 제대로 된 공부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선생님의 욕심과 오판으로 학생에게 맞지 않는 교육을 제공하는 등 말입니다. 상담을 해보면, 의의로 학부모님들이 당신의 자녀들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이해도가 낮은 사례가 많아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애가 지금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아이가 안 해서 그렇지 영민해서 조금만 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등 무수히 많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아이의 교육에서 빠져 계신 경우가 많은데, 아버지도 자녀교육에 적극 동참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일에 스트레스가 엄청나셔서 집에 오셔서는 쉬고 싶은게 일반 아버님들의 작은 소망이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하시는 것도 결국 자녀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교육에 부득이하게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버님도 자녀들의 마음과 어려움을 같이 공감해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아이들은 유명강사나 킬러문항이 많은 문제집, 스파르타 관리 등을 통해서 성적향상이 일어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인 성적향상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아이가 바뀐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어려움을 살펴보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등 좀 더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학생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 학원의 입시설명회에만 의존하지 말고, 학부모님도 관련서적도 탐독하는 등 자녀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공부하고 선생님과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논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능력만으로는 절대로 학생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생, 학부모, 교사 3 공부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학생들도 지치고 힘들겠지만, 학부모님들의 노력과 자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늘 보고 있습니다. 힘든 우리 학부모님께도 고생 많으시고, 화이팅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이비스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