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명문 보딩스쿨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 매우 특이한 스포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학입학 원서 에세이를 썼던 것을 기억하는데 거기에 대한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고등학교 때 럭비를 했었어요. 대단한 관심이나 열정이 있었던 건 아니고, 처음엔 친구 사귀려고 시작했었어요. 저는 남자 기숙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처음 유학 갔을 땐 영어도 잘하지 못하고, 문화적으로 적응도 못해서 친구가 많이 없었거든요. 한국에서는 축구하는 걸 좋아했었는데, 사실 발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장비 비용이 많이 드는 풋볼이나 하키는 하기 싫었고, 결국 고른게 럭비였어요. 아무래도 제 또래의 남자들이다 보니, 같이 필드에서 뒹굴면서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되었고, 학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여러모로 저에게는 의미있는 스포츠였어요
시카고는 어떤 대학인가요 올해 얼리에 (시카고 작년부터 얼리 디스전 이 생겼습니다) 지원하는 학생들한테 어떤 조언이나 또는 학문적인 특성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시카고대는 흔히 "Where fun comes to die" 혹은 "Hell does freeze over" 이라고 묘사됩니다. 그냥 정말 100% 맞는 말이에요. 정말 욕 나올 정도로 춥고, 할거 정말 없어요. 뉴욕처럼 K-Town이나 한인 학생들이 많아서 한식도 먹고 여러 학교들끼리 같이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LA처럼 날씨가 좋아서 여러 Activity를 할 수 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Quarter제 학기이다 보니, 시작하고 1주일 후부터는 주간 과제에 치이고, 좀 숨 쉴 거 같다 싶으면 미드텀이고, 끝나면 또 주간 과제에 눈뜨면 Final입니다. 그리고 일단 공부가 정말 엄청 어렵습니다. 학풍이 굉장히 Academic 하다 보니 오는 학생들도 뭐랄까 좀 특이하고 Quirky한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만큼 동기들끼리 정말 똘똘 뭉치게 되는 4년이었어요. 공부하는게 너무 힘들다 보니 정말 별의 별 경험을 다 했구요. Fancy하진 않지만 친구들 아파트에 모여서 싸구려 보드카와 오렌지 쥬스 섞어 마시면서 밤새도록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보니 평생 갈 친구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다른 학교 친구들하고 얘기해보면 확실히 저희 학교 동기들이 고생을 같이 해서 그런지 동기애가 훨씬 끈끈한 것 같아요.
솔직히 Career를 위해 엄청 GPA관리해야 한다거나, 엄청 outgoing 하시거나, 날씨나 고립감에 기분이 좌우되는 분들에게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진학을 결정하셨다면, GPA 관리 하되, 어렵더라도 훌륭한 교수님들 수업 참관이라도 꼭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는 그렇게 못했고, 그게 많이 후회됩니다) 공부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겠지만, 때로는 Frat / Sorority도 드시고 도시도 좀 즐겼으면 좋겠어요.
졸업 후에 career progression에 대해서 고개해주세요. 먼저 buy side로 시작하셨나요 아님 sell side로 시작하셨나요?
저는 졸업 후엔 Credit Suisse 라는 Investment bank 뉴욕지사의 M&A 팀에서 시작했어요 (Summer Internship, then return offer). 2년 좀 못 채우고 Private Equity (buy-side)로 이직했고, 그 분야에서 3년간 일하다가 지금은 와튼스쿨에 와 있습니다.
저 이건 후배들에게 지금 얼마나 공감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꼭 얘기해주고 싶은데요.
Finance나 Consulting이 인생의 목표가 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깊은 생각 없이 이쪽으로 들어왔다가 "Stuck" 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요 (저 포함), 일이 바쁘고 힘들더라도, 항상 시간을 내서 스스로를 돌아보시고 Long-term 계획을 세우시길 바래요. 제 멘토 분들을 포함해서 정말 Finance나 Consulting이 좋아서 오래 / 평생 하시는 멋진 분들도 많으세요. 그런 분들은 그 분야에서 의미를 찾고 그 의미가 에너지의 원천이 됩니다. 그렇지만 의미를 못 찾고 계속 허덕이다 보면 정신 건강과 몸만 많이 상하게 됩니다. 꼭 바쁘시더라도 자기 성찰을 많이 하시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Long-term 계획을 잘 세우시길 바랍니다.
제가 Finance그만두고 와튼에 가게 된 이유는 제 멘토의 한마디의 말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You should never run away from things, but towards things" 라고 하셨어요. 저는 뱅킹하다가 뱅킹이 싫어서 PE로 갔고, PE에 있다 보니 딱히 재미있지는 않지만 돈도 많이 벌고, 어디가서 대접받는 직업이고, 그냥 여러모로 폼나는 것에 취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거 딱 3년 가더라고요. 그리고 점점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의미를 못 찾고 이 도시 저 도시 옮겨 보고, PE Firm도 바꿔보았는데 결국은 이 Industry에 계속 못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긴 시간 동안 고민하고, 성찰하다 보니 제가 정말 관심 있는 분야는 Finance가 아니라 Entrepreneurship 쪽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대학 때 휴학하고 사업을 처음 시작했었고, Banking, PE를 하면서도 계속 엔젤 투자를 하고, 새로운 사업을 벌려 보고 했는데... 잊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지금 제 잃어 버린 모습을 찾고 사업쪽으로 꿈을 이루려고 MBA에 왔고, 열심히 제 Start-up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첫 직장으로는 Name Value 있는 IB 나 Consulting Firm 에서 일하는 거 추천합니다 (this becomes your risk mitigation). 그 후에는 Tech 좋아하시면 Tech 쪽도 가보시고, Start-up 해보고 싶으시면 해보세요. 20대 때 두려워 마시고 최대한 많은 걸 도전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탑 MBA 프로그램에 입학허가 받아 현재 재학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졸업 후에는 어떤 분야로 진출하고 싶나요?
지금은 Wharton에서 MBA 를 하고 있고, 앞으로는 제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요새는 사업이라고 하면 Fancy Start-up을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굳이 Fancy 한 Start-up 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Angle 혹은 Item을 갖고, 똑똑하고, 마음 맞는 팀원들과 건전하고, 계발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3번 회사를 만들고 적당한 기회에 Exit한 후에, 어느 정도 경험과 부가 쌓이면, 자체적으로 Start-up Idea / Business Model을 만들고, 그에 맞는 Entrepreneur들을 양성하거나 Recruit해오는 Start-up Studio 를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Gmat은 몇 점 받으셨어요?
760 (99th percentile)
몇년이 지난후에 이제 고백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BP 제임스 쌤은 저한테는 형같은 존재였어요.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시절에 딱딱한 선생님이 아니라, 좀 거칠지만, 힘들면 술도 한잔 사주시고, 툭 터놓고 어떤 얘기도 할 수 있는 좋은 형이었어서 너무 고마워요. 이제 쌤도 나이가 드시고 힘도 많이 빠지셨겠지만, 후배들에게도 그런 형의 모습 계속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승호
Upper Canada College, Class of 2008
University of Chicago, BA in Economics Class of 2012
University of Pennsylvania, Wharton MBA Pro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