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대입 학종의 가이드라인 격인 ‘2025학년 학생부 기재요령’이 발표됐다. 고2와 고3의 경우 전년과 큰 변화 없이 거의 비슷하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되는 2025년 고1의 경우 학생부 기재방법이 대폭 달라지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고1의 가장 큰 변화는 ‘개인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이하 개세특)’의 무력화다. 기존에는 수업량 유연화에 따른 학교 자율적 교육활동 내용을 개세특에 반영할 수 있었으나, 2025년에는 개세특 입력사항 중 수업량 유연화 항목이 제외됐다. 2022개정 교육과정 도입 전 과도기적 성격으로 실시했던 수업량 유연화 제도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단 수업량 유연화는 차치하고서라도 ‘학교 자율적 교육활동’마저도 입력이 가능한 항목에서 사라지면서 일반 학교의 경우 사실상 개세특 활용이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학습발달사항 혹은 창의적체험활동에 무게를 더 실을 수밖에 없다.
2028대입에선 모든 과목의 평가정보가 대입에 반영된다는 점도 고교 현장에서 유념해야 한다. 기존에는 진로선택 과목의 성취도만 대학에 제공됐지만 전 과목으로 확대된다. 평가정보는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학습발달사항 외에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비중, 수행평가 영역명, 성취도별 분할점수 등이 해당한다. 2025년 고1의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하면서 내신만으론 변별력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성평가를 위한 대학의 추가자료 필요성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이외 소인수과목의 기준이 기존 13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다는 점, 1학기 교과학습발달상황의 마감시기가 당해 학년의 8월31일로 지정됐다는 점 등도 주요 변화다. 기존에는 고1~2학년의 경우 학년 말에 1회 마감하는 식이었지만 2025년부턴 1학기 마감과 2학기 마감을 구분하는 식이다.
현 학생부의 가장 큰 단점인 ‘깜깜이’ 체제는 개선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학종에서 주로 활용되는 비교과 대입반영 항목이 대폭 축소됐는데 이 내용을 변경 없이 고수하는 것이다. 앞서 2022대입부터 적용된 교사추천서 폐지나 2021대입부터 도입된 블라인드 평가 등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등에 담긴 내용도 그대로 유지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대입 학종평가의 근간인 학생부 기재요령을 개선 없이 전년과 동일한 틀을 고수하면서 학생부 평가자료 축소로 인한 학종평가의 정량화, 정시40% 이후 촉발된 입시지형의 왜곡 등 각종 부작용이 2028대입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2025학생부 기재요령 주요 변화.. ‘대입 유의’>
교육부가 11일 발표한 ‘2025학년 학생부 기재요령’은 전년 기재요령과 대동소이한 가운데 고1은 변경사항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고교 1학년에 들어가는 학생들은 고교학점제의 본격 시행에 따라 학생부 기재요령이 바뀐 점이 많으므로 2025 학생부 기재요령을 충분히 참고해 학생부로 인하여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기존에 분산 기재했던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교폭력 조치상황 관리’에 일원화해 입력한다. 중대한 학교폭력에 대해 엄정한 대처를 기조로 하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따른 조치다. 단 현재 3학년의 경우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은 이전의 훈령을 적용 받아 기존의 방식대로 ‘학적사항’ 및 ‘출결상황’의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입력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영역은 기존 4개에서 3개로 줄어든다. 2,3학년은 기존대로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으로 나누지만, 1학년은 봉사활동이 빠지고 자율자치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으로 구분된다. 봉사활동의 경우 2,3학년이 ‘봉사활동 영역’으로 시행하지만, 1학년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각 영역과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 봉사활동 영역이 대입에 미반영되면서 활용도가 낮아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의 반영사항은 △교과 △과목 △학점 △원점수/과목평균 △성취도 △성취도별분포비율 △석차등급 △수강자수다. 단 보통교과의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과 특수교육 전문교과는 △석차등급을 제외, 보통교과 공통과목의 ‘과학탐구실험’과 체육예술교과군의 과목은 △교과 △과목 △학점 △성취도 4개 항목만 입력한다. 보통교과 교양교과군은 △교과 △과목 △학점 △이수여부만 입력한다.
소인수 과목의 기준은 13명에서 5명으로 축소된다. 수강자 수가 5명 이하인 경우 △교과 △과목 △학점 △원점수/과목평균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 △수강자수를 입력하고, 석차등급란에는 ‘석차등급’이나 ‘ㆍ’을 입력한다. 다만 동일 입학년도 교육과정 내에서 동일한 과목인 경우에는 ‘석차등급’란에 ‘석차등급’ 또는 ‘ㆍ’ 표기 중 한 가지 방법으로 동일하게 입력한다.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입력할 수 있는 사항 중 대부분의 일반 학교에서 활용했던 ‘수업량 유연화에 따른 학교 자율적 교육활동’은 1학년부터 삭제된다. 2022개정 교육과정 도입에 따라 수업량 유연화 제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개세특에 입력가능한 사항은 한국학교, 학력인정 대안학교, 영재교육, 발명교육, 방송통신고교 외 학습경험 인정에 따른 과목 이수,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현장실습뿐이다.
고1이 치르는 2028대입에선 대학에 전형자료 제공 시 학생의 개인별 교과학습발달상황 성적 정보 외 과목별 평가방식이 추가로 제공된다. 지필/수행평가 반영 비율, 수행평가 영역명, 성취도별 분할점수 등이다. 기존에는 진로선택 과목의 성취도만 대입에 제공됐지만, 고1부턴 모든 과목의 성취도로 확대된다는 의미다. 대학에선 단순 정량적인 내신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 정성평가의 소재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입 블라인드, 학생부 간소화 등 “깜깜이 그대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른 조치는 여전하다. 학생부에서 주요 비교과 영역으로 꼽히는 자율동아리, 교내 수상내역, 독서활동 사항,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2024대입부터 반영하지 않아 대학에게 제공되는 학생부 기재 항목이 대폭 축소됐다. 학종 주요 평가자료인 자소서도 전면 폐지됐다. 2022대입부터 적용된 교사추천서 폐지나 2021대입부터 도입된 블라인드 평가 등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등으로 인한 개선사항도 그대로 이어진다.
교육부가 2019년 발표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정시40% 강제와 학종 힘 빼기가 이어지며 학종이 위축됐고,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발표했던 블라인드 평가가 오히려 일반고 학생에게 역풍을 맞은 결과로 나타났지만 개선의 의지 없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입의 선발 주체인 대학 입장에서도 학생부 간소화로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갈수록 축소되면서 평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들은 2026전형계획에서 변화한 대입환경에 따라 교과전형에 학종 정성평가 반영, 수능전형에 내신 정성평가, 교과 정량평가 반영, 학종에 수능최저 적용, 면접반영비율 확대, 논술전형 신설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습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과 수능 모두를 준비하고 면접/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도 따로 준비해야 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런 상황이 2028대입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8대입개편에서는 정시40%를 유지한 채 내신을 약화하고 수능은 강화한 것이 골자인데 내신과 수능의 대입제도의 큰 틀이 변화하는 만큼 교육현장의 혼란은 악화할 전망이다.
출처: ‘고1부터 대폭 변경’ 2025학생부 기재요령.. ‘개세특’ 사실상 무력화
*출처: 송파 씨알학원 네이버 블로그